결혼 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상대를 배려해 안 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배우자가 싫어해서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번쯤 그 사랑의 사슬에서 벗어나 나만의 것을 즐기고 싶은게 인지상정
같은 사과라도 몰래 먹는 사과가 더 맛있다는데…
과연 우리의 아내와 남편들은 몰래 무엇이 하고 싶을까.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더 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남편과 아이들 시중들고 눈치 보느라 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길거리에 낙엽이 이리저리 구르고 코트 깃을 세운 사람들이 총총히 스쳐갈 때
이렇게 또 한 해를 의미 없이 보내는가 싶어 우울해진다는 이연주씨.
이씨는 몇 해 전부터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더 하고 싶지만 마음만 있을 뿐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운전면허를 따고 싶은 김효숙씨는
남편에게 “여자가 일 없이 차는 굴려서 뭐하냐”는 핀잔을 들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오너가 되어 멋지게 운전을 해보리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
아내들의 이런 하소연에 남편들도 할말이 많다. 그네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차민욱씨는 자신도 가족들을 위해 일만 해왔지 자기에게 쓴 시간은 없다는 것.
경비행기를 조립해 맘껏 하늘로 날려보고 싶은 꿈도 돈 많이 든다는 아내의 타박에 접어버렸다.
부부간에 이런 공개적인 꿈이 있는 반면 혼자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디가 sujdo79라고 밝힌 40대 남성은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자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일. 그것은 어떤 것들일까.
▶▶아내들이 하고 싶은 일
친정에 돈 펑펑 주고 싶다
완벽한 전업주부인 나는
남편 몰래 하고 싶은 일이
친정에 생색 좀 내는 일이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버는 주부나
경제권을 움켜쥔 주부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나는 결혼 후 10년 동안 친정 부모님께
용돈 한 번 제대로 드린 적이 없다.
큰맘 먹고 돈 좀 모으다보면
아이들이든 누구든 주변에
꼭 그 돈 쓸 일이 생긴다.
남편 모르게 돈 좀 많이 모아서
친정 부모님 주머니에 용돈도 찔러드리고,
친정 조카 오면 걱정 없이 놀이공원도 데려가고,
고생하는 올케 예쁜 옷 한 벌 턱하니 사주고 싶지만
빈털터리 신세인 지금은 그저 생각만 굴뚝 같을 뿐이다.
미팅, 부킹, 번개팅…
컴맹인 나는 가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부킹이나 번개팅 등의 단어를 접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 처음 만난 남자와 결혼한 나는
대학생들이 한다는 그 미팅이 너무 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팅도 아닌 고모의 중매로 어른들 모시고 만난 나는 아직도 그 미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부킹과 번개팅이라는 말이 자꾸 귀에 들어온다.
주부가 한번쯤 외간남자 만나 여러 말 나누는 것이 큰 죄는 아닐 것도 같은데….
동창회는 불륜 모임이 아니다
시골 초등학교 출신인 나와 대도시 초등학교를 나온 남편은 동창을 생각하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시골 초등학교는 학생 숫자가 적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거의 얼굴을 알고 지냈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그러다 차이고…
이렇게 남녀관계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동창회에 가겠다고 했을 때 남편은 펄쩍 뛰었다.
바람난 마누라 대하듯 하는 것이다.
학교 졸업하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은 보고 싶고,
그런 남편에게 동창회 간다고 했다가는 큰일 치를 것 같아 한번쯤 조용히 다녀오고 싶다.
구두쇠 아내는 예정에 없던 인생
남편은 금전 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민감하다.
결혼해 8년 동안 나는 2만원짜리 이상의 바지를 사 입지 못했고,
속옷도 시장에서 3장에 5천원 하는 것을 사 입고 지내야 했다.
남편 역시 가까운 길은 차비가 아깝다며 걸어다니고
허튼 돈 한 번 쓰는 일이 없다. 덕분에 지금은 집이 두 채나 되지만… 그러면 뭐하겠는가.
사는 것이 이렇게 빠듯한데….
하지만 어릴 적부터 우아했던(?) 나의 성정은 가끔씩 꿈을 꾸곤 한다.
남편 모르게 정성 들여 화장하고, 고운 옷으로 근사하게 차려입은 다음
기막힌 장소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며 우아한 시간을 보내는 것.
▶▶남편들이 하고 싶은 일
아무 간섭 없는 인터넷 서핑
아내는 무척 엄하다. 그래서 나는 신용카드 한 번 마음놓고 써본 적이 없다.
게다가 도덕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성인 비디오나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보는 사람들을 마치 벌레 보듯 한다.
하지만 나도 남자다.
그것도 혈기왕성한.
가끔 동료들이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보고 와서 자랑을 하면 부러울 정도다.
나도 가능하다면 아내 몰래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
신용카드 팍팍 긁어가면서 구경 한 번 해보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
성인 사이트 들어가보신 남편 분들! 그곳 정말 죽여주던가요?
첫사랑 그녀와 별자리 여행을
나는 아내와 결혼하기 전 사귀던 여자가 있었다.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긴 했지만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여인이다.
물론 지금의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또 지금의 결혼생활이 싫은 것도 아니다.
다만 단둘이서 별자리 관측소에 가보자고 했던 첫사랑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
그녀는 별을 참 좋아했다.
요즘도 밤하늘의 별을 볼 때면 그녀가 생각난다.
얼마 전 영월에 별자리 관측소가 생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아내를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녀가 먼저 떠올랐다.
그녀도 이 기사를 봤겠지,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마음이 아팠다.
채팅으로 사귀는 여자친구
40이 넘으니 갑자기 마음이 허해지는 것이 떨어지는 낙엽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가족을 위해 숨가쁘게 뛰어온 10여 년.
이제는 아내와의 관계도 무덤덤해지고 살과 살이 부딪쳐도 내 살인 양 여겨진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땐 손끝만 스쳐도 짜릿하고,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떨렸는데….
이렇게 내 젊음이 가버리는가 싶은 생각이 들면 새로운 애인을 꿈꾸게 된다.
어떤 연속극에서는 중년의 남자가 대학생과 연애도 잘만 하던데 나라고 못할 것은 없다
싶기도 하고, 그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싶기도 하고….
진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여자가 아니더라도 채팅으로나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여자친구 하나 사귀고 싶다.
│길거리 앙케트│
남편·아내 몰래 하고 싶은 일은?
아내
♥ 나만 보면 집안이 답답하다는 괘씸한 남편,
몰래 다이어트를 해서 갑자기 늘씬해진 속옷 차림으로 나타나 심장마비 일으키게 하고 싶다.
♥ 너무 자주 출장 떠나는 남편, 아무도 모르게 미행해보고 싶다.
♥ 남편 모르게 곗돈 부어 내 마음대로 써보고 싶다.
♥ 춤이라면 질색인 남편 몰래 살 빠진다는 사교춤 배우고 싶다.
♥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남편, 술 못 먹는 약을 술에 넣어 먹이고 싶다.
남편
♥ 내가 있으면 잘못 걸렸다며 전화를 끊는 아내의 휴대폰 내역.
♥ 아내 모르는 비상금 만들어 친구들에게 인간성 좋은 놈으로 남고 싶다.
♥ 채팅에 열심인 아내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메일 좀 봤으면….
♥ 올해부터 운수대통이라는 점쟁이 말을 믿고 한 10만원어치쯤 복권을 긁고 싶다.
..... 삽질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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